오차의 범위:정류장들 Tolerance:Stations
〈오차의 범위: 정류장들〉은 여행자들의 이야기다.
각기 다른 언어와 감각을 지닌 일곱 여행자들은 지나치는 낯선 풍경과 표정들을 ‘만남’을 통해 극장에 펼쳐낸다.
우리는 모두 기차를 탄 적 있다. 창밖으로 초원이 등장했다가 사라졌고, 많은 집과 그보다 더 많은 무덤이 있다가 사라졌다. 황량한 평원은 눈 덮인 산맥이 되고, 지저분한 골목은 눈부신 강이 된다.
가만히 있는 여행이 끝난 뒤 기차에서 내리면, 종종 정류장에서 만난 미지의 누군가에게 내가 잠시 연루되었던 풍경을 보여주고자 하는 열망에 휩싸인다. 극장에서 빠져나와 내가 보았던 연극의 낯선 장면을 누가에게 어떻게든 전달하려 애쓰던 몸과 언어들이 떠오른다.
그 순간 극장은 태어나곤 했다.
〈오차의 범위: 정류장들〉의 극장도 계속해서 태어난다. 그곳에서 저마다의 방법으로 풍경을 보고 듣고 말하려 분투하는 사람들이 있다. 각자의 풍경을 나누고 서로의 풍경을 이식한다.
이때 우리의 몸은 저마다의 극장을 열고, 무수한 시공간을 경유하여 복수의 화자들을 통과한 이야기는 고유한 언어로 번역되어 우리들의 정류장에서, 지금 여기 극장에서 다시 만난다.
런더앤싸이트닝 Lunder&Thightning
연극협력체 런더앤싸이트닝은 이야기의 앞과 뒤에서 일어나는 연극적 현상에 관심이 많다. 연출 정혜린은 서로 다른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창작자들과 협력하여 이야기를 둘러싼 몸들이 세계와 어떻게 관계하는지에 관한 고민을 공연으로 풀어낸다. 그에게 협력이란 협력자들과의 일시적 공동체적 관계를 각자의 삶에서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는 것이다. 공동체는 넓어져야 하고, 넓어지는 공동체에서 대화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삶은 내가 보고 있는 것과 당신이 들은 것, 거기서 일어나는 일과 여기서 감각하는 일이 구분될 수 없는 상태이다. 그리고 삶 안에서 꺼져가는 연결감을 다시 점화해 보고자 하는 분투가 연극일 테다.
모든 것이 동시적으로 일어나는 상황 앞에서, 아마도 극장 안에서 사람들은 갑자기 생각할지도 모른다. 같이 사는 일에 대해, 사랑에 대해, 모든 불가능한 것들에 대해 가능하다고, 한순간 믿게 될지도 모른다.
오차의 범위 Tolerance
2021년에 시작된 런더앤싸이트닝의 연작 〈오차의 범위〉는 연극을 이루는 요소들을 하나씩 살펴보고 이를 강조하는 공연의 방법론을 만듦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연극의 자리를 새롭게 발견해 나가고자 한다. 들은 이야기와 들려주게 될 이야기 사이에 끼어드는 픽션과 배우로서의 몸, 그리고 이야기를 위해 분투하는 움직임에 주목하는 〈오차의 범위:픽션들〉(신촌극장), 듣는 것과 들리는 것 사이, 보는 것과 보이는 것 사이에서 발생하는 이야기에 주목해 보는 〈오차의 범위:OST〉(신촌극장)가 있다.
함께 만든 사람들 Creative Team
기획·연출 | 정혜린
화자 | 권정훈, 김그레이스, 다이애나밴드, 배선희, 백종관, 오로민경, 허윤경
PD | 임지지
드라마트루그 | 김상훈
시노그래퍼 | 서가영
무대감독 | 이라임
그래픽 디자인 | 마카다미아 오
접근성 매니저 | 성다인
접근성 진행 도움 | 박하늘
기록 | 이소정
공연 촬영 | 배나무, 여영은
오퍼레이터 | 김슬기
조명 크루 | 고민주, 전하경, 조정민, 채희수
주최·주관 | 정혜린
제작 | 런더앤싸이트닝
후원 |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2024년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 선정 프로젝트